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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트랜스젠더 성주체성 진단서 발급 2단계

Brave Chan 2016. 8. 2. 20:11

검사 6일만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하고 있는데 원장님이 전화를 주셨어요. 결과나왔으니 오라고. 

이 말 한마디에 이제 올 것이 왔구나- 했습니다. 최대한 담담하게, 회사 사람들 티 안내게 점심 스킵하고 다녀왔습니다. 


저는 이렇게 기도했었습니다.  만약 이 길이 정말 아니라면, 성주체성 장애 진단이 안나오게 해달라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그러나 이 길을 갈지라도, 조금이라도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는, 

하나님 뜻을 행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하나님 보시기에 제가 그러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되시면, 

이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했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전화를 받았을 때, 긴장되면서도 행여 결과가 제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마음 먹고, 헐레벌떡 도착하니, 원장님이 진단서 1장와 보고서 5장을 건내주셨습니다.



F 64.0  진단 받았습니다. 

놀라움과 설렘, 더구나 아이큐 점수까지 나와 당황감까지 오묘하게 섞인 그런 감정이었습니다. 






첫 발걸음을 뗀 기분을 느끼기도 잠시, 읽어내려가면서 한가지 눈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보고서에, 여자친구 언급이 서너번이나 되었던 것입니다.

이 걸 들이밀면서 부모님께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이건 커밍아웃과 동시에 여친의 존재까지 알려야할 판, 

게다가 얼마전 헤어졌다는 것까지 얘기를 해야하니 앞이 캄캄했습니다. 


자친구 부분만 빼서 다시 보고서를 받을 수 없냐고 원장님께 물었더니, 

진단 보고서이기 때문에 수정은 불가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셨습니다. 


몇안되지만 FTM친구들 채팅방에 인증샷을 올렸더니 여지없이 축하해줬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에게도 결과를 알렸습니다.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해야하는데, 너가 언급되어서 같이 의논 좀 해야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심리학 관련 전공을 했던 친구인지라, 여친에게는 보고서와 진단서 모두 사진 찍어서 보내줬습니다.  

이해받고 싶었나봐요.  

여친이 수고했다고, 이걸 읽어보니 너가 많이 힘들었던게 눈에 보인다고 고민 좀 해보자고 했습니다.



진행단계

1. 성주체성 검사

2. F64.0 진단서 발급

3. 부모님께 커밍아웃 (준비중) 

4. 호르몬 시작

5. 여자친구와 관계회복

6. 톱수술

7. 바텀수술

8. 성별/호적정정

9. 결혼승낙받기 (미정)

10. 결혼준비 (미정)


사실 위 리스트는 말 그래도 단계이고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 예측불허입니다.  
어디 우리 인생이 끄적이는대로 계획대로 되겠습니까.  어제 아침에 받은 큐티 말씀이 생각납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 잠언 3장 5-6절


퇴근하면, 집 근처 교회 소예배실에서 기도하려고 합니다. 체력이 되는 한, 매일 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새벽기도를 하고 싶지만, 너무 초반부터 마음으로만 욕심내면, 나중에 흐지부지 될 것 같아서요. 



여자친구가 보고싶습니다.  연락하고 싶은 마음도 꾹 참고 지내고 있어요.  그치만, 여자친구와의 관계회복보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말씀 붙잡고 하나님께 온전히 마음 다해 그분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훈련이 필요한 것을 너무나 잘 압니다. 


어떻게 상황이 펼쳐질지, 내일 일도 알 수 없는 저 자신입니다.  온전히 주님 앞에 내 무능력함과 연약함을 

매일매일 고백하며 그분께 의지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느혜미야를 묵상하고 있는데요.  느혜미야가 성전건축을 위해 어떻게 했는지 아래 본문을 보면 나와있습니다. 

첫번째, 기도하며 기다렸고

두번째, 기도하며 준비하였고 (치밀하고 철저하게요)

세번째, 기회를 잡았습니다. 



저도, 느혜미야처럼, 느혜미야의 반에 반이라도 따라갈 수 있도록, 아무것도 안하면서 후회만 하고 원망하고, 

우울해할 것이 아니라, 기도하며 인내하는 기다림의 훈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도하며 계획하는 준비가 제게 필요하며, 하나님이 스트라이크 사인을 보내실 때, 

그 기회의 공을 받아쳐낼 수 있는 순발력이 제게 주어지길, 저에게 그 은혜를 주시길 간절히 소망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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